서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라는 유명 과학 유튜브 채널의 “SOUTH KOREA IS OVER” 영상을 보고 정말 놀랐음. 이 채널은 보통 한 나라만을 집중 조명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삼았다는 사실이 신기했음. 그만큼 현재 한국의 인구 위기 상황이 세계적으로도 특수하고 비정상적이라는 방증이라 생각함. 영상 속에서 묘사된 한국 사회의 현실은 너무나 정확해서 소름이 돋았고,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우리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 충격을 받았음.
공감과 무력감
영상에 담긴 내용에 깊이 공감했고 동시에 큰 무력감을 느낌. 대한민국의 출산율 급감과 그로 인한 인구구조 붕괴는 이미 많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냉정한 수치와 전망으로 보니 더욱 슬펐음. 실제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22년에 0.78명까지 떨어졌고(hankyung.com) 2023년에는 사상 최저치인 0.72명에 이르렀다고 함(gigazine.net). 믿기 힘든 수치지만 현실임. Kurzgesagt도 한국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는데(gigazine.net),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듦. 설령 기적처럼 내일부터 출산율이 올라간다고 해도 이미 인구 피라미드가 뒤집혀버린 지금, 한 세대 내에 근본적인 해결을 보긴 어려워 보임. 영상에서도 지적했듯이, 만약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100년 안에 한국 청년 인구의 94%가 사라져버린다는 전망까지 나왔음(hankyung.com). 그야말로 “망한다”는 표현이 과장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임. 이러한 예측을 접하니,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이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무력감이 크게 느껴졌음. 실제로 영상에서도 고령화로 인한 사회 정체와 혁신 부재, 경제 침체를 언급하며 암울한 미래를 그렸는데, 솔직히 부정하기 힘든 부분이라 더 우울해졌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됐음. 영상에서는 성평등 향상, 보육 지원, 주거 안정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hankyung.com), 그런 노력들만으로 과연 충분할지 의문이었음. 문제의 뿌리가 너무 깊어 보여서, 나는 조금 더 급진적이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몇 가지 다른 차원의 해결책들을 떠올려 봤음.
개인적인 해결책: 세 가지 제안
1. 대규모 이민 유치
가장 현실적으로 인구를 빠르게 보충할 방법은 해외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함. 한국에서 자연 출산으로 인구를 늘리기는 힘들어 보이니, 부족한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는 방안임. 이미 한국 농촌이나 어촌에서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고, 실제 “이민을 받아들이거나 인구 감소를 감내하느냐”는 기로에 한국이 놓여 있다는 지적도 있음(npr.org). 다행히 한국의 위상이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이곳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외국인도 많을 것이고,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높음. 현재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 온 사람들이 상당수 거주하여 전체 인구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고(en.wikipedia.org), 앞으로 그 비중이 크게 늘 수 있음. 인구가 늘면 노동력과 소비층이 확보되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텅텅 빈 지역에 새로운 공동체와 상점들이 생기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음. 무엇보다도 젊은 외국인들이 들어오면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해 줄 수 있을 거라 봄.
그러나 이민 확대에는 심각한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의 가능성도 존재함. 한국은 오랫동안 단일민족 국가라는 정체성을 가져왔고, 역사적으로 외부인 유입이 매우 드물었던 동질적인 사회였음(en.wikipedia.org). 갑작스러운 대규모 이민은 기존 국민들에게 정체성 혼란을 주고, 일부에서는 문화적 마찰이나 편견, 차별 등의 사회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 사실 한국은 현재도 이민자들이 정주 인구로 완전히 녹아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나라로 꼽힘 –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시민권을 얻기 어렵고 영주 정착에 장애가 있다는 지적이 있음npr.org. 이러한 배타적인 분위기와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지 않으면 이민자 유치는 숫자 늘리기에 그칠 뿐, 사회 통합에는 실패할 위험이 있음. 또한 언어 장벽과 생활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 범죄나 치안 문제에 대한 우려 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봄. 요컨대, 이민은 인구 문제의 쉬운 해결책 같지만 한국 사회의 성숙한 수용 태도와 철저한 통합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이민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면서 인구를 보충해나가길 바람.
2. 북한과의 통일
두 번째로 떠올린 것은 남북한의 통일임.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 분단 상황이기에 존재하는 이 옵션은, 성사만 된다면 인구를 한꺼번에 크게 늘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름. 현재 북한의 인구는 약 2천6백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tradingeconomics.com), 남한과 합치면 단숨에 총 인구 7천만 명대의 국가가 될 수 있음. 이는 출산율 어쩌고 할 것 없이 그야말로 숫자로는 즉각적인 해결이 되는 셈임. 더구나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동일한 한민족이라 문화적·언어적 공통점이 있어 외국인 이민보다 사회 통합이 수월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질 수 있음. 젊은 북한 노동력이 합류하면 생산 가능 인구도 늘어나고, 군사적으로도 병역 자원 문제를 한동안 해소할 수 있을 것임. 어떤 면에서는 이민보다도 극적인 인구 보충책이라 할 수 있고, 실제로 통일을 염두에 두고 “이거야말로 인구 문제의 해법”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봤음.
그러나 현실적으로 통일은 매우 큰 위험과 비용을 수반하는 양날의 검임. 가장 큰 문제는 단연 경제적 부담과 사회 통합의 어려움임. 현재 남북한 간 경제 격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데, 남한은 선진국 반열에 있지만 북한은 수십 년간 고립된 채 저개발 상태임. 이 차이를 메우는 데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남한이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큼. 독일의 예에서도 통일 후 동독 지역 경제를 부양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동서 독일 주민 간의 갈등과 지역 불균형이 심각했음. 실제 연구에 따르면 동독은 통일 직후 혼란으로 출산율이 여성 1인당 0.8명 미만으로 급락하기까지 했다고 함(thediplomat.com). 한국도 비슷하게, 통일 초기에 북한 주민들의 생계 안정과 사회 시스템 통합에 에너지를 쏟느라 혼란스러운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음. 또 정치적으로도 하나의 체제로 합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제가 있고, 잘못하면 남북 모두에 커다란 혼돈을 줄 수 있음. 게다가 북한 역시 이미 출산율이 많이 낮아져 현재 1.9명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에(thediplomat.com), 통일이 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전체의 저출산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 요약하면, 통일은 숫자상의 인구는 늘리겠지만 그 대가로 감당해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과 리스크가 매우 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인구 문제 해결책으로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봄. 통일은 어디까지나 정치·인도적 차원의 대의이지, 인구 문제만을 노리고 추진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3. 인공지능과 로봇 활용
세 번째 제안은 기술에 희망을 걸어보는 것임. 바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최대한 활용인데,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여 생산성과 복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시나리오임. 마침 현재 우리는 AI 혁명의 문턱에 서있다고 느끼는데, 특히 Chat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적 지능의 한계가 크게 확장되고 있음. 사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도입률을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임. 2024년 기준으로 전체 노동력의 10% 이상이 로봇으로 대체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fox5atlanta.com),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1,012대를 활용하여 이 비율은 세계 1위라고 함(fox5atlanta.com). 이는 제조업 등에서 사람이 줄어도 어느 정도 자동화로 생산을 유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임. 여기에 더해, 이전까지는 로봇이 아무리 있어도 사람의 지능과 판단, 창의력이 필요한 영역이 많았는데, 최신 AI는 이러한 부분까지 점차 맡을 수 있게 되어가는 중임. 예컨대 의료 진단, 고객 서비스, 교육, 간병 등 인지 노동이나 감정 노동 분야에서도 AI의 보조나 대체가 현실화되고 있음. 그동안 하드웨어(로봇)는 있어도 소프트웨어적 지능이 부족해서 사람이 필수였던 일들이 이제는 서서히 기계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임. 인구 감소로 노동 연령층이 줄어들어도, AI와 로봇이 뒷받침해준다면 1명의 생산성이 예전보다 크게 높아져서 전체 경제 규모 유지가 가능할 수도 있음. 또한 부족한 간병인 대신 돌봄 로봇이 일부 역할을 한다거나, AI 비서가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 노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등, 인구 구조가 달라진 미래에 맞춘 새로운 해결책들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함.
물론 기술만능론은 경계해야 하고, AI와 로봇이 만능열쇠는 아님을 알아야 함. 첫째로, 기술 발전의 혜택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려면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지나친 자동화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우려도 있음. 젊은이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AI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문제도 동시에 생길 수 있는 아이러니가 있음. 둘째로, 돌봄이나 교육처럼 인간적인 접촉이 중요한 영역에서 기계 대체는 한계가 있고, 인간의 감성을 100% 채워줄 수는 없기 때문에 질적 저하를 부를 수 있음. 그리고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예상치 못한 시스템 문제나 해킹, 오류 등에 사회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교적 낙관적인 편인데,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한국은 이를 활용할 인프라와 인재도 갖춘 나라라 생각하기 때문임. 인구가 줄어드는 시기와 AI 발전 시기가 공교롭게도 겹치는 지금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봄. 결국 문제는 사람 손이 부족한 것이지, 일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니므로 그 손을 기계로 대체하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임. 앞으로 수십 년간 AI와 로봇 기술이 얼마나 진보할지 가늠할 순 없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인구 감소 = 곧바로 국가 몰락”이라는 등식에 균열을 낼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짐. 기술 혁신을 적극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관리한다면, 인구가 줄어도 삶의 질과 경제력을 지킬 “괜찮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봄.
결론
Kurzgesagt의 영상을 계기로 한국의 인구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음. 지표만 놓고 보면 미래가 암울해 보이지만, 나는 지구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이 진심으로 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임. 위에서 말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아이디어일 뿐이고, 각각 실행에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따를 것임. 이 외에도 미래에는 어떤 변수들이 등장할지 모르고, 운이 따라준다면 상황이 호전될 여지도 있다고 믿음. 분명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한국 사회의 지혜와 결단, 그리고 약간의 행운이 함께한다면 이 인구 위기도 서서히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 바라봄. 한국이 현재의 난관을 딛고, 앞으로도 활력이 넘치는 사회로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함.